춥다. 싸늘한 새벽공기와 바람 탓인지 몸으로 느끼는 체감온도는 영하의 겨울날씨 한 가운데 서 있는것 같다. 지리산 정령치에서 고리봉으로 오르는길 15분여의 산행으로 더워진 몸을 추스르며 능선 실루엣을 몇장의 사진으로 담는다. 하지만 아침 날씨는 오늘도 아쉬움을 남긴다. 하동 화개장터 근처에서 재첩국으로 아침식사를 하고 눈을 돌리니 섬진강변을 따라 늘어선 벚꽃나무들은 이제 막 꽃망울을 터트리려 준비중이다. 이번 주말이면 팝콘 터지듯 하얀꽃들로 절정을 이룰듯, 광양의 청매실농원, 산동 산수유 마을은 벌써 만개한 꽃들로 축제중이다.
강원도에 내린다는 많은 눈 소식에 태백산으로 일정을 잡아 다시 떠났지만 실망스러울 정도의 현지 사정은 마음속에 그렸던 설경이며 상고대에 대한 기대를 실망으로 가득차게 하였다. 그러나 주어진 환경은 극복하는것, 그동안 상고대며 설경에만 한 눈 파느라 관심밖에 있었던 태백산의 또 다른 풍경을 담을 기회가 되었고, 함백산 만항재에서는 겨울 혹한을 품은채 대지의 눈 속을 뚫고 세상 나들이 하는 설중 복수초의 신비스럽고 경이로운 순간을 경험할 수 있었다,